라그라스로 트리만들기를 했다. 라그라스는 프리저브드 플라워의 한 종류로, 강아지풀을 염색하고 말려서 보존처리한 것을 말한다.
원예용품 매장에 진열되어 있던 제품들을 보고 응용해서 만들었다. 원래는 트리 안쪽에 고정장치로 스티로폼이 쓰인다. 하지만 최대한 플라스틱 종류는 안쓰려고 노력하는 지라, 다른 재료로 바꿔서 해봤다. 원래는 작은 인형 만들 때처럼 지점토를 쓰려고 했는데, 요즘에는 지점토를 잘 안팔더라. 그래서 구하기 쉬운 천사점토를 써봤다.
천사점토는 말랑말랑하고 잘 굳지않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접착제 대신 단순히 줄기를 꽂아서 고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나름 친환경적이다. 대신 천사점토는 고정력이 떨어진다는 단점도있다. 만드는 중간중간 조금씩 기울어졌다. 수시로 모양을 잡아주면서 만들어야했다.
하지만 너무 완벽한 것보다 약간 허술해보이는 걸 좋아해서, 살짝 기울어진 모습이 나는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다.
사람도 살아가는 데 완벽하려고 하면 너무 힘들어진다. 조금씩 기울어져도 그 부분을 이해하면서 살아가는 게 마음 편하지않나 싶다.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못했기도 했고 크리스마스 같은 건 관심도 없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지라, 어릴 때는 트리를 가져보는 게 소원이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살 돈이 있어도 관리가 귀찮아서 안 샀고, 직장에서 강제로 트리꾸미기 같은 걸 시켜서 트리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어졌다.
그래도 내가 직접 만든 트리에 다이소에서 산 저렴한 전구를 달아놓으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서 좋다. 관리해야 할 짐이라기보다는 내가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 때문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올해만큼은 어렸을 때 못 누려봤던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만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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