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화분을 구경하러갔다가, 그림이 그려진 화분이 인기라는 얘기를 들었다. 토분 하나를 사서 그림을 위에 그려보기로 했다. 지점토로 화분 만들어서 그리는 게 가장 좋겠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그냥 화분은 사서 썼다.
흰색 토분이 필요했는데 맘에 드는 모양은 모두 황토색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샀다. 대신 그림 주제를 사막으로 잡았다. 대충 모래색이라고 우겨볼 생각...
화분위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려준다. 아크릴 물감으로로 진하게 덮을거라 안 보일테니까 슥슥 편하게 그린다.
그런데 화분에 떡하니 영어 글자가 새겨져있어서 너무 눈에 띈다. 최대한 지워보기로 한다. 모델링페이스트로 틈을 메워준다. 그리고 물 닿아도 지워지지않게 젯소를 발라준다.
(그러나 실패. 나중에 완성하고보니 틈이 남아서 글씨가 그대로 보였다.)
색칠할 때 위아래 지저분해지는 걸 막으려고 마스킹테이프를 붙였다.
(이것도 실패. 원형이다보니 테이프가 잘 떨어져버린다. 꼭 하겠다면 작게 잘라서 꼼꼼히 붙여야 할 듯. 근데 그 시간에 붓으로 예쁘게 마무리칠 하는 게 낫다.)
밑그림 그린대로 아크릴로 칠했다. 칠할 때 조심할 것! 밝은 색부터 하고 제일 나중에 어두운 색을 칠해야한다. 그래야 편하다.
참고로 물감 농도에 따라서도 느낌이 다르다.
- 지연제 O: 투명하고 가벼운 느낌 내기 좋음. 단, 잘 안말라서 손에 다 묻기 때문에 드라이기로 말려가면서 해야함. 그리고 비어있는 느낌이 들어서 덜 완성된 것 같음.
- 지연제 X: 금방 마름. 꽉 채우는 느낌내기 좋음. 살짝 거칠고 마른 듯한 느낌 있음. 무거워보이기도 함. 금방 말라서 물감을 자주 조금씩 짜서 써야함.
아크릴만 쓰는 게 편한 것 같다. 꽉 차 보이는 게 더 좋다.
사막을 주제로 한 나만의 화분 완성.
이름은 그럴싸하지만 그냥 빈 화분에 그림만 그려넣은 것이긴 하다. 다음에는 지점토 화분 만들기도 해봐야지.
화분만 두니 허전해보여서, 얻어온 칼랑코에를 심어보았다. 사실, 화분의 색이 강해서 꽃 종류보다는 다육이나 수수한 모양의 식물이 더 어울릴 것 같긴 하다.
※주의: 칼랑코에의 즙액에는 독성이 있다. 식물을 뜯어먹는 고양이가 있는 집이라면 조심해야 한다. 혹시 몰라 완성하고 바로 문 밖에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