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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그림

개망초와 환삼덩굴

by 러울이 2024.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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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라는 책을 읽었다. 매일 자연으로 나가서 풀, 나무 그리고 작은 생물 등을 관찰하고 손그림으로 그려낸 책이었다. 보면서 너무 재밌고 신기했다. 일러스트를 보면서 '어~ 맞아! 나도 봤던 건데!' 하면서 예전에 봤던 동식물을 떠올리는 재미도 있었다.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 | 이다 - 교보문고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 | 이다 - 교보문고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 | 산책하며 만난 주변의 동물과 식물, 자연들 그림으로 그리면 더 특별해지는 하루 10만 팔로워의 일러스트레이터 이다가 보고 만지고 기록한 자연오랫동안 개인 홈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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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따라서 관찰일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에서는 관찰일기에 날짜, 시간, 날씨, 기온까지 상세하게 적었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꼼꼼히 적지는 못할 것 같아서 날씨 정도만 간단히 적으려고 한다. 

 

● 6월. 매우 더웠던 날. 햇빛 쨍쨍 

벽틈에_자란_개망초그림
벽 틈에 자라난 개망초와 환삼덩굴

 

  6월 초인데도 꼭 7월 중순 같은 더운 날씨다. 강한 햇볕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그래도 식물은 파릇파릇하니 생기 넘치는 계절이다. 벽 사이를 비집고 쑥쑥 자라고 있는 개망초꽃과 바로 위에서 붙어있는 환삼덩굴을 발견했다. 척박한 환경이어도, 한 줌의 흙만 있어도 식물은 어디서나 잘 자란다. 

 

  며칠 전, 우연찮게 환삼덩굴이 탈모 예방효과가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생태계 교란식물 중 하나라는 것도 새롭게 알았다. 늘 밭이나 산에서 익숙히 봐온 식물이라 당연히 흔한 잡초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어디서나 보인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낙인이 찍혀있는 식물이었다니... 그래도 약용으로 쓰일 수 있다니 다행이다. 

 

  개망초는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한 달 전쯤 길을 걷는데, 길 옆의 망초 새순을 여러 명이 똑똑 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멈춰 서서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개망초 새순을 데쳐서 먹으면 된다고, 나물이라고 했다. 집에 가서 엄마한테 물어보니 먹는 게 가능하다고 하셨다. 대신 엄마의 고향에서는 따로 먹지는 않았다고 한다. 고향 뒷산에 개망초 말고도 먹을 나물들이 많기도 했고, 개망초 새순은 잘못 먹으면 배탈이 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음.... 배탈이 잦은 나는 절대 시도하면 안 될 음식이다. 그래도 앞으로는 개망초를 보면 먹을 수도 있고 예쁜 꽃도 볼 수 있는, 나름 다용도(?) 식물이라고 떠올릴 것 같다.

 

개망초나 환삼덩굴처럼 어디서나 보이는 흔한 잡초일지라도, 하나씩 관심을 가지고 보면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만약 내가 관찰일기를 쓰지 않았더라면 쉽게 잊었을 일들이다. 하지만 어떤 식물인지 유심히 보고, 이름을 익히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냥 지나쳤을 일들을 다시금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 

 

  옆 쪽의 공터에는 개망초 꽃이 한가득 피어있었다. 그동안 개망초는 잡초라는 인식만 있었는데, 들판 하나를 가득 채운 개망초 꽃들을 보니 너무나도 예쁜 꽃들이었다. 특히 바람이 불면 하얀 꽃물결이 넘실거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예전에 입장료 내고 들어갔던 꽃밭들과도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개망초가 핀 들판을 지역 관광지로 선정해서 사진 찍는 명소로 홍보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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