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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배우기

목부작 만들기

by 러울이 2024.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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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이끼를 이용한 목부작 만들기를 배웠다. 사실 목부작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봐서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조차 알아듣지 못했다. '목부자? 못꾸작? 뭐라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집에와서 찾아보니 한자였다.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대체할 수 있는 순한글 단어가 없어서 아쉽다. '목부작'의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다.

목-부작 木附作
1. 명사 농업 난초나 분재 따위를 고목에 붙여 자라게 하여 만든 관상용(觀賞用) 장식품.
출처: 우리말샘

 

해석도 어렵다. 쉽게 풀어말하자면, 난초나 작은 나무를 (흙에 심는 대신) 굵은 나무 토막에 붙여서 꾸미는 걸 말한다. 검색해보니 모양과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화려한 작품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처음 해봤으므로, 목부작을 한번 만들어봤다는 걸로 만족하련다.

 

목부작에 사용한 식물은 넉줄고사리이다. 반음지식물로, 폼알데하이드 제거 효과가 크다고 한다. 그나마 건조 환경 잘 견디는 편이라 실내 식물로 적합하다. 또한, 베란다에서 월동이 가능해서, 영상 3도 정도를 유지해주면 된다.

넉줄고사리_수채화펜그림
고사리 잎 뒷면의 포자(주황색 점)

고사리는 꽃은 피지 않는다. 대신 잎 뒷면의 포자로 번식한다. 아래 그림의 주황색 점처럼 잎 뒷면에 포자가 따다다닥 붙어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단, 나이 든 고사리에서만 볼 수 있다. 오늘 쓰인 고사리는 어려서, 잎 뒷면에 포자는 보이지 않았다.

사진에서 보이는 하얀 털이 달린 뿌리처럼 보이는 것이 골쇄보이다. 골쇄보란 뿌리가 아닌 고사리의 줄기로, 바닥에 기어다니는 줄기라고 해서 포복경의 한 종류다.

넉줄고사리_골쇄보모습
넉줄고사리의 모습. 하얀 털이 난 가지가 골쇄보이다.

 

◆ (넉줄고사리를 이용한) 목부작 만들기 과정

▶ 준비물

· 넉줄고사리

· 느티나무 토막(사면에 고정할 수 있는 못이 박혀있어야 함)

· 수태(이끼)

· 받침대(나무토막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

· 낚싯줄, 가위, 꽃철사

· 기타 물품(이름표, 네임펜, 버섯 장식 등)

목부작재료_사진
목부작 재료

 

 만드는 방법

1. 작은 화분에 든 고사리를 빼준다. 손으로 화분을 조물조물 주물러주면 잘 빠진다. 그 다음에 가위로 뿌리를 잘라준다. 아랫부분을 대각선으로 잘라준다. 밑이 둥근 연필심 느낌이 날 때까지 다듬어준다.

넉줄고사리_사진
화분에서 뺀 고사리- 뿌리 다듬기 전

 

 

2. 다듬은 뿌리 주위에 이끼(수태)를 감싸준다. 최대한 흙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한다. 이끼를 손으로 꽉 잡아서 빠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조금만 손에 힘이 풀려도 이끼가 떨어지기 때문에 작업이 많이 까다롭다. 아이들이나 손힘이 약한 사람은 하기 어려울 듯 하다.

수태로감싼고사리
뿌리 주위를 이끼(수태)로 감싼 모습

 

 

3. 뿌리에 두른 수태(이끼)를 손으로 꽉 고정하고, 낚싯줄로 둘러준다. 낚싯줄로 이끼를 고정해주는 것이다.

낚싯줄 시작점을 엄지손가락으로 꽉 잡아주고 그 위를 다시 낚싯줄로 둘러서 고정하자. 낚싯줄로 이끼가 빠지지않을 만큼 꽉 당겨서 둘러야한다.

위아래 대각선으로 골고루 꽉 당겨서 2~30바퀴 정도 두른다. 꽉 힘줘서 둘러준다. 

두른 후에는 따로 매듭을 묶거나 하지 않아도 저절로 고정이 된다.

남은 낚싯줄은 가위로 잘라준다.

낚싯줄감기3
낚싯줄 감는 방법

 

 

4. 느티나무 토막 위에 이끼를 묶은 고사리를 얹어준다. 힘줘서 손으로 꽉 누르고 있어야 나중에 빠지지 않는다. 흔들었을 때 덜렁덜렁하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한다.

나무토막_위_넉줄고사리
나무토막 위에 넉줄고사리를 올린 모습

 

5. 꽃철사의 시작점을 나무토막에 있는 못에 2~3번정도 둘러서 묶어준다. 시작점은 왼쪽 오른쪽 상관 없이 편한 데에서 시작하면 된다.

철사시작부분_사진
못에 꽃철사의 끝부분을 감는다

 

 

 

6. 철사로 고사리(이끼를 두른 뿌리 위쪽)의 중간을 가로지른다. 고정 될만큼 꽉 당겨서 반대편 못에 2~3번 둘러서 묶는다. 남는 부분은 가위로 자른다.

 
철사통과모습철사고정모습철사마무리모습
고사리 중간부분을 철사로 통과/ 철사는 반대편 못에 둘러서 고정

 

 

7. 남은 2개의 못에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철사를 고정해준다. 묶고 나서, 고사리가 꽉 고정되었는지 흔들리지는 않는지 확인한다.

철사를사방으로고정한모습
이끼의 사면을 철사로 고정해준 모습

 

8. 나무와 고사리 끝부분의 연결부위를 남은 수태(이끼)로 덮어준다. 연결부위와 철사를 가려서 자연스럽게 보이게 해야한다. 수태(이끼)를 둘러주고 손으로 꽉 잡은 상태에서 낚싯줄의 시작부분을 엄지로 잡아준다. 그 위로 낚싯줄을 꽉 둘러서 고정해준다. 고정됐다싶을 때 까지 낚싯줄을 여러번 둘러준다.

수태로덮어서마무리
연결부위를 이끼로 덮고, 낚싯줄로 감아서 고정해주기

 

 

9. 낚싯줄 끝부분은 못에 감는다. 그리고 풀리지 않도록 매듭을 묶어준다. 남은 낚싯줄은 가위로 자른다.

낚싯줄_매듭
낚싯줄을 못에 감은 뒤 매듭을 묶어준 모습

 

 

 

10. 너무 튀어나와 있거나 지저분한 이끼는 가위로 깔끔하게 잘라준다. 전체적으로 정리해준다. 완성되었다면 목부작 아래에 적당한 크기의 받침대를 받쳐준다.

 

목부작_완성사진
완성!

 

 

만들어진 넉줄고사리 목부작은 가습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집에 두고 보면 좋다.


 

 

◆ 관리 방법

- 목부작 아래에 받침을 놓고, 고사리 잎을 주기적으로 잘라준다. 잎은 과감하게 잘라줘도 되지만, 골쇄보는 남아 있어야한다.

- 물 주는 시점은 잎을 만졌을 때 바작거리거나 하얗게 되었을 때이다. 만약 많이 건조하면 4-5일에 한번 물에 담근다. 겨울에는 한달에 한 번 정도면 된다.

- 물 주는 방법: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목부작을 10분 동안 담그는 것이 좋다. 또는 물을 졸졸 흐르도록 틀어놓고 10분 동안 두어도 된다. 잠깐만 두면 물이 잘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최소 10분 정도는 물에 충분히 두자.

- 반음지식물로, 햇빛이 덜 들어도 괜찮다. 겨울철에는 영상 3도 정도를 유지해준다면, 베란다에서 월동이 가능하다.

 

목부작_완성_전체모습
완성된 넉줄고사리 목부작